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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염색의 자연스러움을 삶에 녹여 내고 싶어
- 설악면 -주민자치프로그램 천연염색반 이혜경 강사
2019년 07월 04일 (목) 13:31:33 조규성본부장 kkkggg@chol.com

   
 
한여름으로 향하는 뜨거운 햇살이 녹음을 더욱더 짙게 하는 계절이다.

설악면의 커피공장 클럽에스프레소 카페 2층. 커피향이 폐부 깊이 스며든다.

이곳에서 6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펼쳐진 [눈메골 색오름].

자연이 빚은 색들이 입혀졌다. 설악면 주민자치프로그램 천연염색팀이 자연을 가져온 작은 전시회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사람.

2017년부터 설악면에 색을 입히고 자연의 색을 올린 사람 이혜경 강사를 만났다.

천연염료가 물과 열을 만나 염액이 되고 염액이 다시 천을 만나 그 사랑을 나누듯 이혜경 강사는 이야기 내내 물이 되고 열도 되고 염색을 돕는 매염제도 되고 염색된 천으로 변해 있었다.

8년 전에 그녀에게 다가온 천연염색. 이제는 그녀에게 언제나 설렘을 가져다주는 벗이다. 늘 가까이에서 삶을 같이 느껴가는 친구다. 천연염색 과정 과정은 결단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팽팽하게 당겨진 줄 같은 긴장감으로 짧지 않은 시간을 기다리게도 하고 한껏 부풀어 오른 풍선 같은 기대감을 순식간에 터트리기도 했다.

그러나 예측할 수 없는 기대감을 항상 채워주는 벗이 천연염색이었다. 염색 후 나타나는 색. 그중 30%는 어떤 색이 나올지 알 수 없다.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이것이 천연염색이다. 이 30%가 매력이고 기대감의 영역이다. 그 영역이 이혜경 강사에게 놓칠 수 없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그녀와 천연염색의 만남은 우연이었다.

딸과 함께 찾은 인사동, 기와집에 매료되어 끌려가듯 찾아 든 천연염색연구소 그곳에서 천연염색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서먹함과 두려움의 첫 만남에서 한 걸음씩 다가온 천연염색의 깊은 내면의 아름다움은 어느새 끝을 알 수 없는 천연염색의 세상으로 그녀를 몰고 가기 시작했다.

불과 물을 써야 하는 천연염색은 고된 노동의 연속일 뿐 아니라 일정 크기 이상의 공간을 필요로 한다. 천연염색의 시작과 지속이 녹녹치 않은 이유다.

어느 틈에 그녀는 그 공간이 있는 곳이라면 장소를 마다하지 않고 배움의 욕구를 채워나갔다. 강동구청 재활용센터에서 무료로 마련해 준 3평 크기의 작업실, 강동구청에서 알게 된 청평 카라반의 컨테이너 작업실, 그리고 가평 설악면 주민자치프로그램에서의 천연염색반 개설과 강의로 연결되기까지 뜀박질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설악면 탐선리의 공방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것이 2017년이다.

천연염료는 다양한 색이 모이고 섞여 표현되기 때문에 한가지색을 가진 고농축의 화학 염료와 비교될 수 없다. 색감, 채도, 명도 모든 것들이 우리의 일상과 섞여 있는 자연스러운 색이다. 물과 열을 만나고 공기와 만나는 매 순간이 자연스럽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난 물과 공기는 또 다시 자연스럽게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녀는 2014년 길동 선사 축제에서 진행되는 행여 프로그램에서 어린이들의 체험 활동을 위해 작은 행여 제작과정에 참가했다. 그때의 일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목공, 미술, 매듭, 그리고 천연염색의 전문가들이 모여 한 달간 밤을 지새우며 힘들게 이어가던 고된 작업의 나날이었다. 그래서 얻은 완성도와 성취감에서 오는 감동이 남달랐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큰 감동과 깨달음은 다른 예술과 만나서 만들어 가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것이었다. 우리 조상들의 삶과 천염염색 간의 깊고 긴 연결의 끈을 찾아내는 계기가 되었다.

평범한 가정주부. 조그마한 굴곡조차 없던 하루하루의 삶이 그 이전에 그녀의 삶이었다. 천연염색과의 만남 이후 천연염색은 다양한 모양과 색깔과 같이 찾아들었다.

주부의 자리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삶들이 꼬리를 이었다. 벅찬 성취감이 하루를 들뜨게 했고 배움에 대한 욕심이 항상 꿈틀거렸다.

염색의 다양한 쓰임새는 수, 한지 공예, 바느질 등과 더불어 그녀의 시야를 점점 더 넓혀 갔다. 조각 하나하나를 염색하여 만든 조각보는 3년 전 조각보 공모전에서 수상하는 자리까지 이끌어갔고 이러한 일은 차곡차곡 성취감으로 채워 주었다.

그녀는 열악한 천연염색 작업 환경으로 자존감이 낮아지고 의기 소침하는 날이면 더욱더 멀리 보고 천연염색에 예술을 입히며 이겨간다. 돌아가더라도 예술의 길로 한 발짝 더 내밀며 솔직, 담백하게 당당하게 자신을 그 길로 몰고 가며 하루하루에 천연염색을 한다.

이혜경 강사의 변함이 없는 생각은 염색은 물과 염료가 만나 만들어진 염액이 다시 천과 만나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으로 자연과 자연스런 관계를 맺고 자연스럽게 표현이 되는 것이 천연염색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이 자연스러움을 매일매일 삶에 녹여 내고 싶어한다. [조규성 설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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