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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생은 B와 D사이의 C다.
- 상색리 장사시설 유치 갈등을 보며 -
2021년 04월 26일 (월) 13:26:28 신현욱 상색리 이장 kkkggg@chol.com
   
신현욱 상색리 이장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가 했다는 명언이다.

인생은 B(Birth, 탄생)와 D(Death, 죽음) 사이의 C(Choice,선택)의 연속이라는 뜻이다. 장사시설 유치와 관련해 우리 마을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보며 필자는 사르트르의 명언이 떠올랐다.

우리는 매일, 매시간 무언가를 선택(Choice)하며 산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내가 빨리 죽을 것인지, 늦게 죽을 것인지, 건강하게 살다 편하게 죽을 것인지, 고통 속에 살다가 죽을 것인지, 만인의 애도와 함께 죽을 것인지, ‘그 사람 죽어도 싸다’ 라는 비난 속에서 죽을 것인지, 다 나의 선택, 즉 나의 삶과 깊은 관련이 있다. 잘 죽을 것을 준비하는 사람은 잘 살 수 밖에 없다.

종종 산소에 꽃이나 술병을 들고와 산소 속의 죽은 자와 얘기는 나누는 산자들을 보곤한다. 그 산자들은 더 잘 살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기 위해 죽은 자와 약속을 하거나 스스로 다짐을 가슴에 새기는 것일게다. 죽음은 그렇게 의미 있는 삶의 선택과 강하게 연결돼 있다.
 
그런데 죽음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피하려 한다. 다른 사람은 죽어도 나에겐 죽음이 피해갔으면 좋겠다.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 이해가 된다. 그래서 장사시설이 ‘혐오시설’이 된다.

그렇지만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그래서 ‘죽음학’이 있다. ‘죽음’이 뭔지를 배우는 것이다. 알면 ‘불안과 공포’를 떨치고 삶을 더욱 건강하게, 의미있게, 밝게 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죽음을 준비하면 삶이 달라진다. 그래서 독일과 같은 나라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죽음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죽으라고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 잘 살라고 죽음에 대해 배우는 것이다. 멀리 외국까지 갈 것도 없이 고려대학교에 죽음교육연구센터가 있고 서울대학교 의대 정현채 교수의 ‘죽음학’강의는 명강의로 손꼽히고 그의 책은 베스트셀러다. 잘 죽는 것 즉 웰다잉(Well Dying)에 대한 교육도 있고, 지도사 자격증도 있다.

종교단체나 교육 단체들에서 삶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고 의미 있는 삶을 계획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해 관에 들어가 있어보는 ‘입관체험’을 하기도 한다.

죽기 전에 꼭 하고싶은 일을 적어놓는 ‘버킷리스트(Bucket list)’를 만들고 그 계획을 실천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그 사람들은 정말 알차고 성실한 삶을 산다. 죽음을 준비하면 삶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죽음을 생각하며 나의 삶이 바뀐다면 장사시설은 ‘혐오시설’에서 ‘교육시설’로 바뀌게 된다.
 
우리 마을 상색리에 장사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상색리에는 B(Birth, 탄생)와 D(Death, 죽음)가 다 있게 된다. 즉 탄생(B)과 관련한 흔치 않은 유적인 중종 태봉이 있다. 임금의 탄생과 축복을 기리는 태실이 있다.

이 곳에 한 해에 관광객이 몇 명이나 올까?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병원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그 태를 부모에게 준다. 그 태는 볼품없는 플라스틱 투명관 같은 곳에 담겨있다.

그 태를 예쁘고 작은 중종 태실처럼 생긴 태항아리에 담아 태봉의 기운을 받게 하는 관광상품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임금에게 주고자 했던 기운을 내 아이의 태에도 줄 수 있다는 스토리를 만들어낸다면 엄마들이 태를 갖고 오지 않을까?

태항아리는 어디서 만들까? 우리 마을에는 항아리를 굽던 도자기터가 있었고 옹기점이 3개나 있었다. 그래서 가평천주교성당보다도 유서 깊은 공소도 포회촌 마을에 있다.

그 도자기터를 복원해서 마을 주민들이 관광객의 체험을 받는다면? 또는 상색초등학교에 있는 가마로 주민들이 태항아리를 만들어 중종태봉 태항아리라고 판매를 한다면? 상색리에 장사시설이 들어선다면, 그 장사시설은 ‘인생은 B와 D사이의 C다’ 라는 명언을 현실에 옮겨 관광지화 할 수 있는 대한민국 최초의 장소가 될 수 있다.
 
장사를 치르러 오는 사람들은 B(Birth, 탄생)와 D(Death, 죽음) 사이에서 다양한 C를 만나게 될 것이다. 커피(Coffee)를 마시기도 하고, 심리적 상담(Counselling)도 받기도 하고, 죽음학 강의(Class)를 죽음학 학교(Campus)에서 들을 수 있고, 콘서트홀(Concert hall)에서 삶과 죽음과 관련한 공연 또는 영화도 볼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내 마음의 고통을 치유(Cure)받을 수 있다. 함께 온 어린이와 노약자

그리고 반려동물은 돌봄(Care)을 받을 수 있고 – 상색리 포회촌의 옛 지명은 ‘개미더미’로 개가 사람을 구한 아름다은 전설이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 우울한 마음을 상쾌하게 바꾸는 차밍(Charming) 센터를 들를 수도 있고, 협동조합(Coop)에서 운영하는 식당과 매장에서 지역의 농산물을 맛보고 사갈 수도 있도, 요리를 배울 수(Cooking)도 있다. 불기산 산책(Climbing)도 가능하고 캠핑(Camping)도 가능하다.

물론 주차장(Car parking)도 있다. 단순히 장사시설을 넘어 상색리에 장사시설과 함께 만들어질 가칭 “C타운” 은 새로운 삶의 변화(Change)를 모색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Chance)를 주는 치유관광의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곳이 만들어 진다면 장사시설은 더 이상 장사시설이 아니다. ‘교육시설’ 이요 ‘치유시설’ 이고 ‘관광시설’ 이 되는 것이다. 장사를 지내러, 성묘를 하러만 오는 것이 아니라,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있는 사람들이 치유를 받기위해 오는 치유관광시설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이미 진행 중인 자라섬 생태관광벨트 조성 사업과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달전천 생태관광이 이어진다면 가평역부터 생태하천 길로 상하색리 “C타운”이 이어지는 커다란 생태 치유관광지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수 년 전부터 애써 심어놨던 달전천변의 개복숭아 나무도 빛을 발할 것이다. 필자는 상색리에 장사시설에 들어선다면 가평읍에 주는 보상금으로 초연대를 제대로 복원할 것을 조건으로 걸어서, 가평군의 역사와 기운을 살리는 계기를 만들고도 싶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그냥 그대로 살 수 있다. 그리고 노쇠해질 뿐이다. 우리 마을 상색리는 그래서 지금 소멸위기다. 그 대안은 무엇일까? 위에서 언급한 “C센터”가 들어선다면 상색리 뿐만 아니라 하색리에도 만들어질 일자리와 새로운 소득은 얼마나 될까? 인구유입은 얼마나 될까?

그냥 장사시설에 점원 몇 명 고용하는 수준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살아온 대로 생각하면 변화가 없다. 생각을 바꿔야 삶이 바뀐다.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지금의 상색리 주민들은 마을 소멸을 수수방관한, 당신들만 편하게 살다 간 사람들로 기억되지 않을까? 왜 인구 많은 시(市) 즉 사망자가 많이 나오는 시 에서도 하기 싫어하는 일을 인구가 적은, 사망자도 적은 가평군에서 하냐는 얘기도 있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먼저 하는 사람을 우리는 어떻게 보는가? 보통 솔선수범하는 사람으로 존경하지 않는가? 내 고향이 그런 존경을 받는다는 것, 좋지 않은가? 장사시설이 들어온다면 물론 환경오염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그리고 주민이 항시 감독과 운영 주관을 해야 한다. 거기다가 더해서 이미 상색리에 들어와 있는 혐오, 기피시설들의 이전과 추가설치를 막고, 제2경춘국도 노선 변경까지 이뤄낼 수 있다면 상색리 주민들이 한 번 생각을 바꿔 볼만 하지 않은가? 지금 상색리 주민들은 마을의 운명을 바꿀(Change) 기회(Chance)를 선택(Choice)할 수 있는 기로에 서있다. 
글 신현욱 상색리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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