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의 행정, 문화의 중심지인 가평읍을 관광, 축제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서 발표한 이 공약 중에 보납산(寶納山) 도시공원화 사업이 들어 있다.

이 사업은 오래전부터 도시공원화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늪산의 맨 끝에 있는 송전탑 철거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사업이 계획하고 있는 영역은 보납산(寶納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늪산이라고 부르는 곳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늪산이라고 불리어지는 곳은 조선시대에는 초연대(超然臺)라고 부르던 곳이다. 언제부터 늪산이라는 지명이 생겼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늪산이라는 명칭은 초연대(超然臺)를 훈차(訓借)로 표기한 차자표기(借字表記)이다. 또한 늪산은 우산(牛山)라고 부르기도 한다.

초연대(超然臺)는 1665년 동국여지지에서 처음 기록된 지명이며, 그 이전에는 청평산(淸平山)으로 불리웠다. 우산(牛山)은 청평산(淸平山)과 통하는 음차(音借)로 표기된 지명이다. 이들 차자표기(借字表記)에 대한 설명은 지면상 생략한다.
 

1454년 고려사 지리지에 가평에 소재하고 있는 산으로, 화악산(花岳山)과 청평산(淸平山) 두 개 산이 기록되어 있다. 청평산(淸平山)이 고려시대 지명임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 들어 와서 1454년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현(縣) 동쪽에 청평산(淸平山)이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1530년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현(縣) 동쪽 춘천 경계에 청평산(淸平山)이 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까지 기록되어 있던 청평산(淸平山)이 이후에는 문헌에서 사라져 기록에 없다.

그러다가 청평산(淸平山)은 1665년 동국여지지(東國與地誌)에 궁실객관(宮室客館) 초연대(超然臺)로 나타난다. 궁실객관(宮室客館)은 그 지역의 명소(名所)나 명승(名勝)을 말한다.

동국여지지에는 초연대(超然臺)에 대하여 “절벽이 강에 붙어 자연스럽게 대(臺)를 이루었다. 산이 울창하여 강에 달려 들어가 깎여 절벽을 이루고 자연스럽게 대를 만들었다.”라는 언급이 있다.

이후 100년도 더 지난 1776년 여지도서(輿地圖書)에 오면 초연대(超然臺)가 궁실객관(宮室客館)이 아닌 형승(形勝)으로 기록되어 있다. 동시에 보납산(寶納山)도 표기되어 있다.

비슷한 시기의 해동지도(海東地圖)에는 보납산(寶納山)이 부래산(浮來山)으로 초연대(超然臺)와 함께 표기되어 있다. 1811년 경기지 각양총록에는 “보납산(寶納山)은 관아로부터 3리이며, 초연대(超然臺)도 3리이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1871년 가평읍지(加平邑誌)에는 보납산(寶納山)에 대해서 “읍기의 안산으로 읍의 동쪽 2리에 있다.” 초연대(超然臺)는 “보납산(寶納山)의 여록(餘麓)으로 읍의 동남쪽 5리에 있으며, 산봉우리가 늠름하게 떨치듯 일어나 있다. 이곳은 백여 명이 앉을 수 있으며(可以坐百餘人), 산의 경치가 뛰어나 봄과 가을에는 술을 가지고 놀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1899년 가평읍지(加平邑誌)에는 “보납산(寶納山)은 관아로부터 거리가 3리이며, 초연대(超然臺)도 관아로부터 3리이다. 각종 문헌에서는 초연대(超然臺)를 보납산(寶納山)과 더불어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조선시대 시인묵객들의 각종 문집(文集)에서도 초연대(超然臺)는 많이 언급된다. 윤근수(1537~1616)의 월정선생집에는 “초연대(超然臺) 차석상운(次席上韻)”, 이항복(1556~1618) 백사선생집에 “초연대에 들르다(過超然臺)”, 유숙(1564~1636) 취흘집(醉吃集)에 “초연대에 올라서(登超然臺)”, 김상헌(1570~1652) 청음선생집에 “초연대(超然臺)”, 신익성(1588~1644) 낙전당집(樂全堂集)에 “초연대 도중에서(超然臺途中)”라는 제목으로 시(詩)가 수록되어 있다.
 

윤휴(1617~1680)의 백호전서(白湖全書) 풍악록(楓嶽錄)에는 “임자년 8월 23일 새벽에 안개가 잔뜩 끼었다. 일찍 출발해서 가평길을 거쳐 초연대(超然臺)를 지나면서도 안개 때문에 올라가 구경하지 못하였다.”라고 초연대(超然臺)를 언급하고 있다.

김상헌(1570~1652)의 청음선생집 청평록(淸平錄)에서도 “가평군(加平郡)을 지나서 초연대(超然臺) 아래에서 말에게 꼴을 먹이고 대(臺) 위에 올라가 조망하면서 서성이었다.

왼쪽에는 강이 있고 오른쪽에는 시내가 있어 그 앞에서 서로 합쳐졌는데, 높은 물결과 빠른 물살이 물방울을 튀기면서 콸콸대며 흐르고 있었다.”라고 구체적으로 초연대(超然臺)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다.
 

초연대(超然臺)와 보납산(寶納山) 일대는 고려시대에는 청평산(淸平山)으로 표기되어 조선시대 초기까지 이어져 오다가, 1665년 동국여지지(東國與地誌)에 와서 청평산(淸平山)이 초연대(超然臺)로 바뀌어 나타나고, 그 후 조선시대 말까지 초연대(超然臺)는 꾸준히 각종 문헌에 표기되어 있다. 심지어 일제 강점기에도 초연대(超然臺)라는 지명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된다.

조선총독부에서 이곳에 있는 성터에 대한 조사한 기록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각종 문집에도 초연대(超然臺)에 대한 기록들은 즐비하다. 그리고 여지도, 해동지도, 광여도, 청구도, 대동여지도 등과 같은 각종 조선시대 지도에서도 초연대(超然臺)를 표기하고 있다.

초연대(超然臺)는 보납산(寶納山)에 비해 앞선 지명이며, 보납산(寶納山)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려시대부터 시작된 유구한 역사성이 확인되는 지명이다.
 

초연대(超然臺)는 보납산(寶納山)과 더불어 가평을 상징하는 장소로 풍수지리상 가평의 안산(案山)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은 그 지정학적인 위치에서나, 가평의 역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가평의 명소(名所)라고 할 수 있다.

보납산(寶納山) 도시공원화 사업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초연대(超然臺)라는 지명을 고려해 줄 것을 제안한다. 이번 기회에 보납산(寶納山)으로 묻혀져 있는 초연대(超然臺)라는 고유지명을 발굴해서 공원 명칭도 초연대(超然臺) 도시화 공원으로 하는 것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초연대(超然臺)를 살리자.

 

 

■ 현용권 박사 010-3796-3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