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이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으로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38억 원을 투입해 1만 8천 본의 소나무에 대해 긴급 방제 작업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병충해는 지역 전역에 걸쳐 급속히 퍼지고 있다.
그 결과, 가평의 산야는 점점 붉게 물들며 지역 생태계와 경제가 붕괴 직전에 놓여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북방수염하늘소에 의해 전파되는 치명적인 병해충으로, 잣나무의 신초에 침입해 수분과 양분의 이동을 차단하며 나무를 고사시킨다.
이로 인해 가평군의 상징이자 특산물인 잣나무가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으며, 가평의 푸른 숲은 점차 붉은 숲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평군의 주력 상품인 잣을 판매하는 산림조합 역시 큰 위기에 처해 있다. 가평군 산림조합은 연간 10억 원에 달하는 잣 판매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나, 기후온난화및 소나무재선충병로으로 인해 품질 좋은 잣의 구입이 어려워지면서 2~3년 내에는 사업을 접고 새로운 사업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미 가평군의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휴가철을 맞아 가평을 찾는 관광객들 또한 이러한 상황을 목격하고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붉게 변한 잣나무를 보고 "이 붉은 나무는 무엇이냐"고 반문하는 가족 단위 행락객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가평의 아름다운 자연을 기대했던 방문객들은 산야 곳곳에 붉은 모습을 보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5ha의 면적에 대해 항공 방제를 시행했으나, 올해는 민원으로 단 5농가에만 드론 방제를 실시하는 등 제한적인 방제 작업은 병충해 확산을 막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 속도는 가평군의 대응을 훨씬 앞지르고 있으며, 나무 한 그루당 220만 원에 달하는 막대한 처리 비용은 군의 예산에 부담을 주고 있다. 올해도 4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었으나, 확산 방지에는 실패하면서 추세만 지켜보는 상태다.
그 결과, 가평군의 산림은 붉은 잎사귀로 뒤덮이며 점차 고사하고 있다. 불볕더위로 인해 잣 생산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잣 생산을 중단할지 고려 중인 농가와 관련 사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으나, 뚜렷한 대책이 없는 가운데 임업 농가의 생계는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가평군은 항공사진 분석과 드론을 활용한 예찰 및 방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병충해의 확산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재선충병이 의심되는 경우 즉시 신고할 것을 당부하며, 땔감 사용 및 무단 이동 금지 조치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으나, 이미 확산된 병충해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가평군의 자연과 경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무너질 위기 속에서, 지역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불안과 실망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이번 소나무재선충병 사태는 단순한 병충해 문제를 넘어 가평군의 생태계와 지역 경제의 존립을 위협하는 대재앙으로 번지고 있다. 군은 이제 총력 대응을 통해 붕괴를 막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놓여 있다
kkkggg@cho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