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경기도는 가평 유일의 종합병원인 HJ 매그놀리아 국제병원을 '의료취약지 거점의료기관'으로 지정하고, 운영비 및 시설장비 도입에 대한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병원이 가평군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실제 의료 서비스 제공에 제약이 따른다
이 상황에서 공공의료원 건립이 절실하다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지만, 경기도의 결정에서 가평군은 배제되었다.
이 결정에는 경제논리가 깊게 작용했다. 남양주와 양주시는 인구가 많고 교통이 발달해 있어 공공의료원이 들어설 경우 더 많은 주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서의 공공의료원 운영은 재정적으로도 안정적일 가능성이 높다. 경제논리는 의료 서비스 제공뿐 아니라, 병원의 운영 수익성과 해당 지역의 경제적 여건까지 고려해 결정을 내리게 한다.
하지만, 경제논리에 밀려 가평군은 의료 사각지대에 그대로 남겨졌다. 인구가 적고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배제된 가평군은, 그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공공의료원 건립의 혜택에서 제외된 것이다. 이는 경제논리라는 이름 아래 지역 간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공공의료원이 남양주와 양주시에 들어서면 경기 북부 지역의 의료 접근성은 분명히 개선될 것이다. 그러나 가평군과 같은 의료 소외 지역에 대한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개선은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경기도와 중앙 정부는 이러한 지역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공공의료원 건립은 단순한 경제 논리를 넘어 지역 주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가평군은 자구책으로 군립 공공의료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구) 국군청평병원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제2회 추경에서 관련 용역 예산(3천만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 역시 재정적 압박이 크고, 중앙정부와 경기도의 지원 없이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
가평군은 지금 의료 소외지역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주민들의 의료 접근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인가. 이는 단순히 가평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적으로 인구소멸 지역이 증가하는 가운데,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는 경제논리만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 모두가 최소한의 의료 서비스를 공평하게 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가평군은 더 이상 설움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경기도와 중앙정부는 지역 간 불평등 해소에 나서야 한다. 의료 사각지대에 남겨진 주민들에게도, 공공의료는 그저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되는 기본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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